• [생활금융가이드①] 자녀의 무게와 4050자산관리 : 핵심은 균형
  • 등록일 2017.03.14 | 조회수 2567
  • #재무관리(4050학부모)




자녀교육비, 얼마나 쓰고 있나?

 

한 때 꽤나 유명했던 가수 노사연은 한 연예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태어나서 유일하게 잘 한 일이 우리 아들 낳은 거예요.” 농담처럼 가볍게 지나간 그 말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우리는 저마다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지만 명쾌한 답을 얻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러나 부모라면 공통적으로 단 하나, 분명한 삶의 의미가 있는데 바로 “자식”이다. 무엇을 행복으로 정의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찌됐든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 속엔 “내 자식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결심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의지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알 수가 없다. 불안함에 남들 따라 이런저런 교육을 시키다 보니, 자녀교육비 지출만 잔뜩 늘어난 가정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40~49세인 가정은 교육비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60만원으로 약 18.6%를 차지한다.

 

연령대별 교육비 수준 및 지출 비율(교육비/소비지출)

(자료 :통계청, 2014년 1분기)


 

하지만 실제 강의 현장에 이런 통계를 들고 나가면 많은 부모들이 코웃음을 친다. 실제 교육비가 전체 지출의 50%도 넘는다는 사람도 있고,  요새는 수학이나 영어 등 학과목 뿐만 아니라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해 이런저런 체험을 많이 해야 해서, 기타 비용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다는 사람도 있다. 

 

 

과연 잘 쓰고 있나?

 

- 자녀교육비, 자산관리 균형을 파괴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지출되는 교육비 중, 자녀의 실질적 능력을 키우는데 쓰이는 돈 보다 단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소모되는 비중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학력’은 ‘지위재’적 성격을 가졌다. 지위재란 절대적인 양보다 남들보다 얼마나 더 가졌냐는 상대적인 양이 그 가치를 결정하는 재화를 말한다. 가령, 모두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사회에서 중졸은 대단한 능력으로 인정되지만 만약 모두가 중졸이 된다면 고졸 정도는 되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자산관리 측면에서 지위재는 상당히 위험한 요소이다. 아무리 돈을 들여봤자 다른 사람들도 돈을 들이면 여전히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반면, 지위재를 얻기 위해 들인 돈 때문에 필요한 저축도 못하고 이런저런 생활비를 줄이다 보면 삶의 질은 형편 없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즉, 가계의 지출 및 저축 균형이 파괴된다.

 

실제, KDB산업은행이 50대를 대상으로 노후 준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45%의 사람들이 노후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하였고 가장 큰 원인으로 자녀교육 및 양육비(43%)를 꼽았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이유 (자료 : KDB산업은행, 2012)


 

- 사교육, 효과 없다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들인 교육비로 원하던 학력 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현재 교육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은 학업 성적 향상에 얼마나 효과적일까? 단순하게 분석하면 성적이 높은 아이들의 사교육 참여율이 높게 나오므로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랜 세월 교육현장에서 사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선생님이 쓴 책1)에는 “사교육의 효과는 열심히 공부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사교육에 참여해서 나타나는 허상이며, 공부와 담 쌓고 지내는 하위권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서 나타나는 과대포장일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 한다. 

 

실제,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한 연구들에서는 사교육이 성적향상과 별 관련이 없다고 분석되었다. 한 예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약 3,697명을 대상으로 5~6년간 아이들의 성적을 추적조사 한 결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사교육이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나오지만 고등학교 이후부터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사교육이 학업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이라는 내용도 있다. 연구자는 “사교육 없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자녀에게 과도한 사교육비를 들이고  있다.”고 현 세태를 꼬집어 말했다. 

 

 

자녀 성적과 관련 있는 것은?

 

그러나 사교육이 효과 없다고 해서 당장 줄일 수 있는 부모는 드물 것이다. 마치 나의 이익을 위해 자녀의 미래를 희생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참고해 볼 내용은 유명한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의 『괴짜 경제학』이란 저서이다. 그는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란 주제로 자녀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그랬더니 높은 성적과 크게 관련 있는 것으로는 집에 책이 많다거나 부모의 출산연령, 교육수준, 사회경제적 지위, 학부모 참여활동 등이 나왔다. 반면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다거나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거나 박물관에 자주 데려가는 등의 것들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나왔다. 

 

자녀 성적과 관련 있는 것은? (자료 : 스티븐 레빗, 『괴짜경제학』)


 

저자는 이를 ‘부모가 어떤 사람인가?’는 자녀 성적은 관련이 있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해주는가?’는 관련이 없다고 해석한다. 즉, 중요한 것은 부모인 내가 어떤 사람이냐는 것이지 많은 걸 해준다고 해서 자녀의 성적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 이미 잘난 사람의 자식만 또 잘된다는 것이지?”라고 내용을 비꼬아서는 곤란하다.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부모 스스로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알게 된 50세에 가까운 여자 분이 요새 많이 행복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방통대를 등록했는데,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중학생 딸아이가 엄마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엄마와 경쟁하듯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열심히 공부를 한단다. 

 

자녀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내 삶과 현명한 자산관리를 위해서라도 결코 내 인생과 자녀의 인생이 제로섬(zero-sum)이 아님을, 어쩌면 자녀를 위해서라도 자녀보다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에 관심을 두는 것이 나은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40~50대, 자산관리 키워드 : 균형

 

이렇게 자산관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며 돈 얘기는 않고 자녀 교육비나 그 효과 등만 주구장창 살펴 본 이유는 40~50대가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자녀교육비 절감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자녀교육비가 큰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옴쭉달싹 하지 못한 채 다른 준비나 계획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어쩔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삶을 장기적으로 펼치고 무엇이 내 삶과 가족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인지 계획을 짜보자. 현재 나이가 40세인 사람의 남은 기대 여명은 약 40년으로 여태까지 산 만큼 더 살아야 한다. 그 시간들을 그야말로 버티어 낼지, 아니면 알차게 채우며 살아갈 지는 자신에게 달렸다.

 

그 동안의 지출을 정리해보고, 저축 현황도 파악하자. 재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여 어그러진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활비를 제외한 매월 여유자금의 40% 이상은 부부의 노후를 위해 저축할 마음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자녀와 마주보고 앉아 부모의 계획을 이야기 하고 자녀 교육 및 용돈 등에 들어가는 총액에 상한선을 긋는 것도 필요하다. 

 

40~50대를 위한 자산관리는 총 9차시로 구성되었다. 이제 시작이니, 하나씩 점검해보자.

 


 

1) 전위성, 『엄마가 알아야 아이가 산다 』오리진하우스, 2011

2) 김기헌, 『 청소년 사교육 이용실태 및 효과에 대한 종단분석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07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강지영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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