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대출금 갚기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상환유예제도
  • 등록일 2018.08.03 | 조회수 128
  • #대출·부채관리

놀부가 못 다한 금융이야기 029

 

대출금 갚기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상환유예제도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

 

부채는 현재 소비를 위해 미래 소득을 앞당겨 쓰는 것으로 소득과 지출 간의 격차를 줄여 전 생애에 걸쳐 적정 소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본인의 상환 능력을 벗어난 대출은 추가 대출, 연체, 신용등급 하락, 파산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에 금융부채(담보대출,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 대출, 외상 및 할부 등)를 보유한 가구는 2017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인 56.5%에 달하며, 이 가구들의 평균 부채는 8,850만원으로 나타났다. 부채 보유 가구 비율은 2013년 60.6%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의 가구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구당 평균 부채금액은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우리나라 금융부채 보유 가구 비율과 평균 금융부채액 추이 


(자료 : 국회예산정책처, 산업동향 이슈 2018.6월호)

100만원 벌어서 빚 갚는데 25만원 사용

빚이 많다고 해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 즉 소득 대비 부채 금액이 적다면 큰 걱정이 없겠지만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도 기준으로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상승폭이 11.4%로 28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게다가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매월 100만원을 벌 경우 대출 원리금 갚는데 25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가계소득에서 매월 지출해야하는 부채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초과하면 가계 재무 상태가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성영애, 양세정, 이희숙, 최현자 2004 등). 이를 감안할 때 부채 보유 가계가 평균적으로 가계소득의 25%를 빚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가계들이 큰돈이 나갈 일이 생기거나 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또는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에 자칫하면 대출금 갚지 못해 파산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 인상 시 늘어나는 이자 부담 

최근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지해왔던 저금리 기조를 끝내고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부채보유 가구의 이자상환부담이 늘어나 소득이 줄어들지 않더라도 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다. 

2017년 12월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1% 인상 시 특히 ‘저소득층’, ‘5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자인 경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 상승폭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실제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얼마나 큰지 국회예산정책처가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변동금리 부채를 보유한 전체 가구의 경우 금리가 1% 인상될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94만 1천원이 증가하였다. 특히 가구주 연령대가 50대인 경우 108만 2천원, 소득 5분위(저소득) 집단의 경우 163만원, 자영업자의 경우 122만 2천원으로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액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림] 금리 1% 인상 시 이자 증가액(연간)
(자료 : 국회예산정책처, 산업동향 이슈 2018.6월호)

부채 취약 계층을 위한 상환유예제도

이처럼 가계들이 겪고 있는 부채부담을 완화하고자 정부에서는 부채 대비 소득과 자산이 취약한 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금년 1월에는 연체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사전 경보 및 원금상환 유예 제도를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부터 도입하였고, 9월부터는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사전 경보란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다중 채무자 등 연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대출자들에게 원금상환 유예 제도를 포함해 각종 서민금융상품을 안내하고, 영업점 상담을 권유하는 제도이다. 원금 상환 유예 제도란 취약 대출자들에게 대출 상환을 미뤄 주는 제도인데 대출 유형별로 지원 내용이 다르다. 또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은행권에 비해 취약 대출자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보다 지원 대상 폭이 넓을 예정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보유자산이 적을수록 연체와 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박종옥 2016, 최현자·조혜진 2008, 성영애 2005 등) 따라서 실직이나 질병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었을 때 원금상환을 유예를 해주는 제도는 연체나 파산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① 은행권의 원금상환 유예 제도 

은행권의 원금상환 유예 제도는 실직, 폐업 및 휴업, 자연재해, 질병 등으로 경제적 상황이 어렵고, 대출규모가 일정 이하 수준인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다. 주택담보대출인 경우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인 주택 소유자만 해당하며, 전세자금대출인 경우 전세보증금 4억원 이하, 기타대출의 경우 대출금액 1억원 이하인 대출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단,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경우 실직한 직장의 소득 비중이 낮은 경우, 퇴직금, 상속재산, 질병보험금 등이 충분한 경우는 지원받을 수 없다. 지원을 받으려면 실업수당 확인서류나 폐업신청서, 입원확인서 등을 제출해 입증해야 한다. 

[표] 대출 유형별 지원 내용 


(자료 : 관계기관합동, 취약 ․ 연체차주 지원방안 보도자료)

은행에 원금상환 유예를 신청하고 심사를 통과하면 담보대출의 경우 기본적으로 1년간 원금상환이 미루어지고 이후 다시 심사를 거쳐 2회까지 연장을 하면 최대 3년간 원금상환을 미룰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원금 상환만 연장되므로 유예기간에도 이자는 내야 된다. 자세한 내용은 대출을 받았던 금융회사 지점에 문의해 보자.

② 저축은행의 상환유예 제도 

저축은행의 경우 원금유예 상환 지원 대상 범위가 은행보다는 넓다. 실직자뿐만 아니라 최근 3개월 이상 급여를 받지 못한 경우,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인해 담보력이 급감한 경우, 장기간에 걸친 입영이나 해외에 체류 중인 경우, 타 금융회사의 신용관리 대상에 올라간 경우도 포함된다. 저축은행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연체발생 우려가 있는 대출자에게 사전안내를 할 예정이며, 사전 안내를 받은 대출자는 원금상환 유예 제도를 신청할 수 있다. 아직 대출 유형별로 얼마나 유예가 가능한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은행보다는 좀 더 유연하게 대출자 특성에 맞게 대출기간 조정이 가능한 방향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최종 가이드라인은 8월 중순에 발표되며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카드사 등 비은행권에서도 하반기부터 원금상환 유예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① 소득, 주소지, 연락처 등 최신 정보로 갱신 

연체 우려가 있는 경우 사전에 금융회사의 연락을 받으려면 금융회사에 등록된 개인정보가 최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주소나 연락처가 변경되었을 때뿐만 아니라 소득 등 상환능력에 변화가 생긴 경우에도 금융회사에 알릴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갱신한 대출자의 경우 차후 은행의 자체 프리워크아웃 요청 시 연체이자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리워크아웃은 단기 연체자나 연체 가능성이 큰 대출자에게 이자를 감면해주고 상환기간을 늘려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② 안내 못 받았다면 적극 신청 

실직 등으로 빚 갚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해당 금융회사에 방문해 원금상환 유예를 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아보자. 재취업 등으로 자금 부족이 해소된 이후 빚을 갚는다면 연체, 신용등급 하락, 파산 등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③ 이용 시 유의 사항 

원금상환 유예 제도를 이용하면 만기가 최대 3년 연장되어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나, 분할상환인 경우 이자는 그대로 갚아야 한다. 예를 들어, 5억 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2억 원을 20년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이자 연 4% 가정) 대출 받은 경우, 대출을 받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원금상환 유예를 신청했다면, 매월 상환 부담이 약 121만원에서 약 66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만기가 23년으로 연장되면서 부담해야하는 이자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만기 연장으로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싫다면 원금상환 유예 기간이 끝난 뒤에 만기를 그대로 두고 남은 17년 간 분할 상환을 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3년간 원금 상환을 미룬다면,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무려 2,300만원 수준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유예기간 동안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상환 방식과 원금 상환 유예시점 및 기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대출 받은 은행에 자세히 문의해 보도록 하자.

최대로 대출받기 보다는 조금 적게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원금상환 유예 제도를 이용하지 않도록 대출받기 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살아가다보면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꼭 돈을 빌려할 때가 생긴다. 이 때 전혀 비상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현재 소득 수준에서 최대한으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출을 받을 때는 실직이나 질병 등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대출을 받을 필요가 있다. 비상금 마련 등을 위한 저축 등을 유지하면서 대출금을 갚아나갈 수 있는 수준까지만 대출을 받는다면 잠시 동안 소득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미리 마련해 놓은 저축으로 연체나 채무 불이행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김은미 전임연구원 emkim@inved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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